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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앙글]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길을 찾길
    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2020. 10. 23.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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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길을 찾길>

     

    내가 지금 사역하는 교회에서는 성경공부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성경의 지명을 익히고, 예수의 생애 과정을 외우고, 예수의 구속사적 의미에 대해 배운다.’ 나름 성경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어 다들 유익하게 공부하고 있다. 이렇듯, 내가 사역하는 이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그간 다양한 성경공부 방식을 도입하고 각종 제자훈련을 시행하면서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예수를 신실하게 따르고자 하는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각종 비리로 인해 밖에서는 교회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이 시대에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가 수많은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토록 제자훈련을 강조했지만, 그 결과로 탄생한 인간상은 과연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바람직한 사고와 인격을 갖추고 있는가? 기간 한국교회의 수고와 노력과 기도의 열정은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교회가 애쓰고 수고하며 진행했던 소위 영적훈련들은 성도들의 진지한 질문과 상당히 어긋나 있었다. 거룩함, 즉 예수 닮은 삶을 살고자 하는 바람은 단순히 성경을 머리로 배우는것으로는 가능하지 않으며, 세상 속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씨름해야 할 문제라고 고민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질문에 한국교회는 제대로 된 대답을 했는지 한 번 돌아봐야 한다.

     

    목회자의 성추문, 설교 표절, 교회의 재정비리, 무리한 예배당 건축, 지속적인 교회교단신학교의 분쟁, 이러한 문제들을 교회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지는 않았는지, 또한 비기독교인들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비상식적인 언행들, 이기적인 태도, 새로 교회에 찾아온 이들에 대한 기존 성도들의 무관심,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선 제대로 인식은 해왔는지... 기독교 신앙의 전방위적 차원을 삶에서 살아내고 싶어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묻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기성세대는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렇게 질문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공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사실 진지하게 바라보면, 우리나라 기성 교회의 종교적 습관을 근본적으로 문제 삼는 것 역시 하나님의 교회를 변호하는 전체 사업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교회를 대적하는 반동분자가 아니고 똑같이 순수하고 이 땅에 꼭 필요한 기독교 신앙의 변호자들이다.

     

    하지만 정말 슬프게도, 그간 해왔던 전도훈련, 제자훈련과 같이 옛날 것을 한데 섞어놓는 것이 기본적인 해결책이라 여기는 사람들과, 결과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무엇보다도 먼저 본인의 신앙에 솔직해야 되겠다고 느끼는 사람들 사이의 간격은 교회 안에서나 교회 밖에서나 점점 더 서로 멀어져 간다.

     

    지금 우리나라 교회들이 처해 있는 여러 안 좋은 상황들과 오명들은, 교회 안에서 참되고 깊이 있는 사색, 지적 민감성과 정직함을 교회가 너무나도 억눌러 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겸손한 탐구와 깊은 숙고 없이 감정에 휘둘려 막무가내로 교회를 비난만 하지 말고, 또한 반대로 지적 민감성이 떨어져서 시대적 감성, 진보된 사회, 현대적 윤리에 무뎌지지도 말자. 그렇게 단 한 걸음이라도 서로의 거리를 좁히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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