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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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묵상] 다리를 놓는 설교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2020. 11. 19. 15:35
최근에 어느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마음 한 켠이 답답했다. 분명히 본문의 원리와 그에 대한 결론을 정확하게 말하고 있는데도 무언가 모를 답답함이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그 설교를 듣고 계신 성도님들은 수 십 년간 교회에서 설교를 들어온 분들이다. 그러면 그 분들은 정해진 결론과 건조한 원칙을 말하는 똑같은 설교를 수 십 년간 들어왔다는 것이다. 사실 나 역시 어렸을 적부터 보수적인 교단에서 자랐기에 진리를 ‘선포’하거나, 결론을 정해놓고 어떠한 원칙을 전달하는 설교에 익숙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설교에 만족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분명 나 역시 설교자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으로써 느끼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적인 교회의 설교가 변하지 않는 메시지를 ‘선포’한다는 것은 미국의 경우에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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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글]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길을 찾길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2020. 10. 23. 01:18
내가 지금 사역하는 교회에서는 성경공부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성경의 지명을 익히고, 예수의 생애 과정을 외우고, 예수의 구속사적 의미에 대해 ‘배운다.’ 나름 성경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어 다들 유익하게 공부하고 있다. 이렇듯, 내가 사역하는 이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그간 다양한 성경공부 방식을 도입하고 각종 제자훈련을 시행하면서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예수를 신실하게 따르고자 하는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각종 비리로 인해 밖에서는 교회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이 시대에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가 수많은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토록 제자훈련을 강조했지만, 그 결과로 탄생한 인간상은 과연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바람직한 사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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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글] 신학을 미워하는 당신에게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2020. 10. 18. 09:06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청년들 사이에서 '신학'이라는 단어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고, 복음의 순수성만을 강조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신념과 정서에 호소하는 신앙생활을 하던 청년들을 많이 보았다. 이러한 청년들을 포함하여 한국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을 지성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멀리하고, 성령의 감동으로 뜨겁게 체험하는 감성적 신앙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풍조는 지금도 아마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부작용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지만, 그 중 한 가지로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많은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체험을 강조하는 소위 경건주의적 신앙은 ‘자기만족’으로 끝나기 십상이라 (진정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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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글] 진정한 겸손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2020. 10. 13. 02:58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는 것은 굳이 성경에서 찾을 필요도 없이 당장 서점에 가면 세상 처세술에 관한 수많은 책들 속에서 볼 수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식의 말도 격언이라고 하기엔 이젠 새삼스럽게 들릴 만큼 이미 우리는 겸손한 사람이 인정받고 교만한 사람은 무시당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저 “겸손한 말”을 한다고 진짜 겸손한 것일까? 어떤 상황에서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내가 이룬 것을 분명히 표현해야 할 때가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누군가를 강하게 질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불의를 향한 대응일 수도 있고 혹은 교육적인 목적이나 행정적인 질서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겸손이라는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제대로 실천하며 살 수 있을까? C.S.루이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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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글] 숨 쉴 공간신학책 읽는 아저씨의 사색 2020. 10. 12. 07:35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들 집에 머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만 있기에 너무 답답해서숨 쉴 공간을 찾아 잠깐씩 밖에 나가 산책을 하곤 한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모두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곤경에 처해지고 여러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심적 곤경에 처해진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마음이 아프다. 성경 속 시편기자는 ‘곤경’ 내지는 ‘환난’이라는 단어인 zarar를 자주 사용한다. “내가 환난 (zarar) 중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시편 18:6). Zarar는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좁은 공간’이라는 뜻이다. 마치 지금 우리가 집이라는 ‘좁은 공간’에만 있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 Zarar, 즉 곤경과 환난,..